요한복음 19장 1~11절
빌라도는 예수님께 말한다. 자신에게는 예수님을 풀어줄 권한도 있고, 십자가에 처형할 권한도 있다고.. (10절)
그런데, 이렇게 말하면서도, 정작 그는 그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.
빌라도는 계속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다.
그는 분명 예수님께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데, 다른 많은 사람들은 너무 정반대의 주장을 하니 흔들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.
만일 내가 빌라도였다면,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.
옳다고 믿는 것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?
안타깝게도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.
알긴 알면서도, 그 아는 것을 차마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빌라도의 모습이 내 안에도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.
하나님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판단이 신경쓰이고 두려울 때가 있는 나의 모습이 빌라도를 통해 보인다.
우물쭈물하는 빌라도의 모습이 답답하게만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,
다시 읽으면서 그 안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, 그래서 겸손하게 된다.
빌라도는 예수님을 끝내 지켜내지 못했다. 비록, 그 자신은 예수님께 죄가 없다고 믿었음에도..
내 안에 빌라도와 같은 모습이 있는 것을 지금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,
나는 결국 예수님을 증거하는 사람으로 남기를 소망한다.
내가 빌라도보다 뛰어나서가 아니라, 나 또한 약하지만,
그럼에도 불구하고,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분을 두려워하고 사랑함으로
그 소망이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