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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헝가리] 김흥근 선교사님 편지

  • Ungarn
  • Nov 11, 2015
  • 1058

선교, 오늘도 발롱(Ballon)!


"한번의 착지를 위해 수많은 추락을!
당신이 자꾸만 가벼워지고 있다
발롱! 더 높게 발롱!" <발레리나> 시에서.

인생을 많이 산 분이 그러십니다. 하루는 길지만, 세월은 짧다... 
어느새, 저희 부다페스트 10구역, 가난한 골목도 낙엽으로 아름다운 만추 입니다.
어제, 철거 직전에 놓인 슬럼가, '킨 거리'에 갔더니 마지막 잎새처럼 너덧 가정이 남아있었습니다.
집시 아이들과 우리는 선 채로 두 손을 모으고 머리숙여 주기도문을 외웁니다. 간절히...
"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!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(미 어짠크, 어키 어 멘네크벤 버지)..."

'발롱(ballon)' 이란, 발레에서 도약하는 동안 공중에 머물러 있는 듯이 보이게 하는 기술이래요.
위의 최현우란 시인의 시를 읽으며, 제 시 "나의 좌절, 나의 자랑"이 떠올랐습니다.

"내 목표로부터 내가 거절당할수록,
땅바닥에 두 팔 벌려 엎드린 채
처절한 저자세를 배우는 기도." <거친 들에서 올라오는 자> 시집에서.

두 시의 이미지를 그려보면, 정말 상반됩니다. 뛰는 '발롱'과, 퍽 쓰러져 '기도' 하는...
하지만 둘 다 또 시도하고, 또 추락하여 좌절하고, 또 일어날 것이라는 뜻은 같겠지요?

지난 9월 마지막 주일... 상세히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...
어린이 주일학교를 마치면, 아이들을 밴에 태워 세 슬럼가로 돌며 데려다주는데... '살라쉬 거리'에서...
차에서 내리자마자 엄마 브리기와 열 세 살 덩치가 큰 질녀 멜린다가 제 가슴을 세게 치며 밀고 당깁니다.
무슨 서류에 써주지 않았다고, 이제는 너희 교회 안나가겠다며 그렇게 분풀이를 하네요.
그것은 '시리아 난민 증명서' 같은 것으로, 해외에 나가 혜택을 받겠다는데, 되지도 않는 것을...

제 목표도 나이가 들면서 달라졌고... 저희의 한 미션은, 집시들이 평범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입니다.
정상적인 가정(한 부모), 의무교육 완수, 도둑질 거짓말 안하고, 거기에 희망찬 믿음생활...!
아... 무섭고 두려운 집시 슬럼가를 4년 째 우리집 드나들듯 나르고 기도와 말씀, 찬양 했건만...
물 퍼붓고, 돌 던지며, 칼 들이밀고, 침 뱉어도, 마약과 알콜 중독, 담배 연기 속에서도...
그때는 항상 저희 부부 함께 였고 때론 선교팀이 함께 했지만, 제 혼자 당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.

선교목표에 대한 이 좌절감이란... 오, 주님!
집시는 인도 북서부에서 15C 중엽, 패배한 십자군 행렬을 따라 유럽에 들어온 아리안 민족계통...
아시아 혈통이라 외모가 비슷해서, 그들의 가난을 보면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 부모님을 떠올립니다.
그 슬픔과 가난, 고생을 오직 하나님께 부르짖으며, 희생과 헌신으로 키운 자녀들, 지금의 우리!
교회 부흥회와 눈물의 새벽기도, 그런 것을 보고자란 제가 집시들에게서도 제발 좀 보고싶은데...

한번의 착지를 위해 수많은 추락을...
그리고 처절한 저자세를 배우는 기도...

흥부선교사가 말합니다. 여보! 난 요즘 이 말씀이 참 좋아.
"그러나...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"(눅 10:20) 

예! 선교, 오늘도 발롱(Ballon)!

헝가리 흥부선교사, 김흥근의 서명희 나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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